달팽이처럼 살아요
시인 신재미
흐릿한 시력으로는 부족해
안경을 쓰고 눈동자를 굴려도
혜안이 어두워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하면서도
겹눈과 홑눈 있고
튼튼한 입 가졌다고
아니 발달 된 다리 가졌다고
천방지축 날아드는 잠자리 같은 사람들로 인해
가끔 세상이 시끄럽다
세상이 제 것인 양 큰소리쳐도
때가 지나면
아침 안개 같을 진데
살아 있는 동안
느린 것 같아도 제 길을 갈 줄 아는
달팽이처럼 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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