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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집-춘당지의 봄

(24)
내 삶의 기쁨이신 임이여 내 삶의 기쁨이신 임이여                       신재미   //만삭인 생(生)을 살피느라뼈마디에 바람 드는 줄 몰랐습니다담장 밖 세상 궁금하여내민 손절벽을 오르느라피멍 드는 줄도 몰랐습니다 침묵으로 자라난그리움이생애를 건 사랑이 될 줄은더욱더 몰랐습니다 이제 그대의 모든 것은내 길을 비추는 빛이 되었습니다마음 다해 섬겨야 할거룩한 이름으로
참 좋다 순백의 세상 참 좋다 순백의 세상                        신재미  //침묵으로 찾아온은빛 세상은연둣빛 생명을 잉태한 신(神)의 자궁 포근한 봄기운영혼의 현(絃) 울리면품었던 씨앗세상 가득히 쏟아 내겠지 아, 순백의 세상고통을 동반하는 삶이라 할지라도마냥 좋구나
말                  신재미  //풋내 나는 고독의 밤형체불명의 씨앗 한 톨이가슴을 두드린다 깊은 인연이라도 맺은 듯별이 되어마음의 밭 서성이더니생각의 숲을 가꾼다 명령에 따라 죽이기도 하고살리기도 하는 너의 정체는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
미명(微明)에 길 잃은 별 미명(微明)에 길 잃은 별                          신재미  // 비 내려벌레소리도 그친 밤젖은 몸 애처로이 떠난 여행별빛마저 숨어버린 길사리 분별 못 하여마음 한 조각 허공을 떠도니세상의 삶 머무는 시간 짧다 해도홀연히 떠난 그대그리워하는 애련(哀憐)한 밤은천 년을 사는 듯 길구나
그 날이 오기까지 그 날이 오기까지                   신재미  //내 넋이여희망 없는 일에물결 일게 마옵소서 한 줄기 빛이라면그것은 당신이오니인생(人生)의 대로를 지나임에게 닿기까지고요한 마음으로 기도하며평화를 누리게 하소서
스위스의 융프라우 정상에서 스위스의 융프라우 정상에서                                         신재미 -봄꽃들이 활짝 핀 정거장에서산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기차는 하늘을 향해 달린다몸은 땅에 눕는 듯급경사 길을 오르는 기차는새로운 환상의 세계를 눈앞에 펼쳐 놓았다얼음 동굴을 지나 정상에 우뚝 서니하얀 백설 위에 펭귄처럼 서 있는 작은 몸자연의 위대함에 미물로 작아지는 나를 본다아, 라는 감탄사밖에 찾지 못하는데사계절은 조국의 산하를 닮아 왔구나아름다움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라 하더니지구촌 작은 마을 하늘 아래 첫 동네 광활하고 경이로운 곳그 이름은 융프라우융프라우 이름처럼 신비로운 곳백설이 서 있는 또 다른 세상그곳은 봄의 여신이 온갖 꽃을 피우고정취가 내 고향의 봄 같아차라리 ..
나 이제 자연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 나 이제 자연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                                             신재미 -나 이제 자연으로 돌아가 편히 쉬고 싶습니다새벽이면 하늘에서 내려오는이슬천사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낮이면 새들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며살고 싶습니다그들만의 언어가 세상으로 나와싹이 트고 꽃이 피어열매를 맺는 그 날까지나, 이제혼합된 언어의 도시를 떠나들풀들이 보내는 신선한 향기로 목을 축이고바람이 전하는 맑은 사랑으로영혼의 옷을 입고 살고 싶습니다산다는 것그리 쉬운 것 아니고산다는 것늘 흥겨운 일만도 아니란 걸 알고 있습니다바람과 새들이 있는자연 앞에서는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없는겸손이 구름 되어 흐르는 걸 보았기에나, 이제꽃들이 말을 잃은 도시를 떠나자연..
그리움은 신록으로 젖어오는 그리움은 신록으로 젖어오는                             신재미  -종마장을 갔다말은 모두 휴식 시간이다숲 속 의자에 앉아그리운 얼굴 그려본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코끝을 어루만지는 봄 향기 흐르는 구름 따라그리움은 신록으로 젖어오는한 폭의 풍경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