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모토 거위벌레의 사랑
시인 신재미
봄이 무르익을 무렵
개화산에서 만난 특별한 부부
개암나무 가지마다 사랑의 흔적 걸어 두었구나
먼 훗날 씨앗 품은 떨어진 편지에선
생명의 꽃 태어나겠지
그대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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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오카모토 거위벌레가 집을 지어 떨어 트려 놓은 것을
“떨어진 편지” 라고도 한답니다.
<시집에는 여기까지들어갔어요 >
이 부부는 집을 지을 때 아내가 자기 몸보다 큰 남편을 업고 집을 짓습니다.
집이라고 하는 것은 개암나무 잎사귀를 뒷부분을 일정한 간격으로 자르고
앞부분에 알을 낳은 후 잎사귀를 정교하게 말아 올려 열매처럼 만들어
땅으로 떨어트려 부화가 되도록 하는 거랍니다
알은 그 안에서 깨어나 개암나무 잎의 영양분을 먹고 어린 시절을 보내는데
알·애벌레·번데기·어른벌레를 거치는 갖춘탈바꿈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 태어난 벌레는 5월부터 가을까지 산다고 합니다.
사람의 손으로는 이들만큼 못 지을 개암나무 잎사귀 집 정말 신비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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