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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김소엽

[역경의 열매] 김소엽 (22) “한국교회 질적 성장 돕자” 실천신대 설립에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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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여러 나라를 날아다니며 간증과 특강을 인도했다. 특히 호주 시드니장로교회에서 주일예배 인도 중 내가 좋아하는 윤동주의 ‘서시’를 낭송했는데, 마침 그 예배에 윤동주의 여동생 윤혜원 권사 부부가 참석했었다. 그 만남을 오래도록 잊지 못한다.

또 LA영락교회에서 집회를 마친 뒤 영문과 동기동창인 최영자 권사도 만났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기독교한인방송에 출연했는데 방송을 보고 보성여고에서 함께 근무했던 박화자 선생 부부가 나를 찾아온 것이다. 이 또한 얼마나 반가운 만남인가. 뿐만 아니라 홍정길 김진철 목사님과 함께 참석했던 로마 코스타 집회에선 수많은 젊은이들의 뜨거운 기도 열기에 큰 감동을 받았다. 로마 교회에서 간증을 마치고 제자를 만났던 일 등 하나님은 기적 같은 만남을 계속 이어주셨다.

그 무렵 정신없이 이어지는 강연으로 몸이 조금씩 지쳐갔다. 뉴저지 교회에서는 예배 후 갑자기 심장 통증이 느껴졌다. 당시 담임인 김성중 목사님은 시카고에서 심장센터 소장으로 일하는 심장전문의였다. 나는 바로 목사님 댁에서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명성교회 소망교회 충현교회 신촌성결교회 충신교회 등 1000여 교회 이상을 다닌 것 같다. 또 육사생도수련회 전국교장수련회 청소년수련회 LA지성인모임특강 MBC 명사특강 애틀랜타문화원 등 수많은 문학 강의와 특강 등으로 친구들과 차 한 잔 나눌 새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

바쁠수록 나는 말씀을 보고 기도하는 데 더 집중했다. 특히 은준관 박사님이 이끄는 ‘TBC(Total Bible Curriculum)’ 성서 연구를 3년 동안 공부했다. 시청각 교재를 모두 동원해 성서만 공부하는 대학원 수준의 과정이었다. 마가의 다락방에서 느꼈을 법한 성령 체험을 했다.

탁영환 장로님과 함께 성서모임의 대표를 맡았던 나는 정말 은 박사님의 성경공부를 통해 처음으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서적 배경과 근동지방의 당시 상황을 종합해서 배웠다. 예수님의 말씀을 구원사적 맥락에서 공부했다. 이렇게 말씀을 배우고 나니 겨우 성경의 한 끝자락을 알게 된 기분이었다. 이 힘은 그 당시 많은 일을 소화해내는 영적 에너지가 됐다.

또 그때 은혜 받은 우리들은 한국교회가 타락해가는 이유 중 하나는 성경을 제대로 배우지 않고 신학교만 졸업하면 전도사를 거쳐 목사 안수를 주는 시스템에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수준 높은 기독신자들을 키울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성경을 제대로 가르칠 대학원대학의 필요성을 외치며 종자돈을 모았다. 이렇게 해서 실천신학대학원대학이 세워졌다. 한국교회가 잘되려면 미국처럼 정규 대학을 졸업하고, 소명 받은 소수의 사람들이 신학을 하고 성경공부를 제대로 한 뒤 목회자가 돼야 한다. 그렇게 될 때 한국교회가 질적 성장을 다시 한번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 예수님은 말씀으로 오신 분이기 때문에 말씀을 모르고는 누구도 하나님을 안다고 할 수 없다. 세상의 박사학위를 따려고 해도 30년을 넘게 공부해야 하는데, 하물며 눈에 보이지도 않는 영의 세계, 하나님을 아는데 우리는 얼마나 노력하고 공부했는가. 이런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나는 생애 중 가장 보람 있는 시간을 바쁜 가운데 보냈다.

정리=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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