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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홍덕선

[역경의 열매] 홍덕선 <5> 내 주변 사람들 잇따라 예수 영접하는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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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덕선 장로(왼쪽)와 아내 안순복 권사가 1971년 4월 19일 결혼식에서 하객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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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도 신기하게 생각하는 건 나를 시작으로 차례로 내 주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예수님을 영접했다는 점이다. 여동생이 아프면서 부모님이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고,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친척들 대부분이 하나둘씩 하나님을 믿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 집안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 됐다.

아내 역시 마찬가지다. 아내를 만난 시기는 군에서 제대한 1970년 6월이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서울 신길동에서 자취를 했는데, 아는 누님이 중매를 서겠다고 나섰다.

같은 동네에 있는 아내의 집을 찾아가 소개를 주고받았는데, 첫눈에 반하고 말았다. 나보다 두 살 아래인 아내는 젊은 시절 정말 예뻤다. 처음 본 순간 나의 배필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우리 두 사람은 연애를 하다가 이듬해 4월 결혼식을 올렸다. 아내는 교회에 다녀본 적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아내가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건 결혼하고 2년이 흐른 뒤인 73년부터다. 지금 아내는 나보다 더 독실하게 예수님을 섬기는 사람이 됐다.

군에서 제대한 뒤 얻은 직장은 한국도로공사였다. 군 시절 알고 지낸 상관이 알선한 일자리였다. 비서실에 근무하면서 직장인으로 80년까지 10년간 근무했다. 내가 지금까지 섬기는 교회인 목동중앙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부터다. 한국도로공사에서 서울 목동에 사택을 지었는데,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목동 일대는 논과 밭밖에 없던 허허벌판이었다.

나는 사택에 입주한 뒤 다닐 교회를 물색했다. 사택 근처에는 교회가 2곳밖에 없었다. 그 중 한곳이 지금까지 내가 섬기고 있는 교회이자 내 신앙생활의 버팀목 역할을 해준 목동중앙교회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한때 나는 방탕한 생활에 젖기도 했다. 특히 술을 많이 마셨다. “하나님, 술자리를 피할 수 있는 지혜를 주세요”라고 기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술을 끊게 된 계기는 갑자기 찾아왔다. 73년 어느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날도 술에 취해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귀갓길에 교회 목사님을 만났다. 술에 취한 내 모습이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내 자신이 한심했다.

그날로 금주를 선언했다. 술을 끊으니 처음엔 힘들었다. 군 시절 알던 사람들과 술을 핑계로 자주 어울렸는데, 그 사람들과의 ‘관계’도 툭 끊어졌다. 술을 끊은 대신 신앙생활에 매진했다. 교회에서 나는 모범생이었다. 겸손한 자세로 교회를 섬겼고 교인들을 대했다.

장로에 피택된 건 80년 11월, 내 나이 겨우 서른네 살 때였다. 장로 자리를 두고 경쟁한 교인들의 ‘스펙’은 쟁쟁했다. 모태신앙으로 집안에 목회자가 있는 사람, 교회 장로를 아버지로 둔 사람 등이었다. 하지만 다 떨어지고 나만 장로 직분을 얻었다. 처음엔 어리둥절했지만 그만큼 내가 교회를 신실한 마음으로 섬겼다는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직장생활을 할 때도 내 붓글씨 실력은 유명했다. 사장이 서예 작품을 부탁해 선물한 적도 있고, 특별한 펜글씨를 써야할 일이 생기면 사내에서는 나를 찾곤 했다. 서예가로서 내 실력이 일취월장한 시기도 바로 이 70년대였다.

정리=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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