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 이제 자연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 / 신재미

728x90

2018. 10. 19

나 이제 자연으로 돌아가 편히 쉬고 싶습니다
새벽이면 하늘에서 내려오는
이슬천사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낮이면 새들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살고 싶습니다

 

2018. 10.19 - 창경궁 

그들만의 언어가 세상으로 나와
싹이 트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는 그 날까지

 

2018. 10.19 - 창경궁 

나, 이제
혼합된 언어의 도시를 떠나
들풀들이 보내는 신선한 향기로 목을 축이고
바람이 전하는 맑은 사랑으로
영혼의 옷을 입고 살고 싶습니다

2018. 10.19 - 창경궁 

산다는 것
그리 쉬운 것 아니고
산다는 것
늘 흥겨운 일만도 아니란 걸 알고 있습니다

2018. 10.19 - 창경궁 

바람과 새들이 있는
자연 앞에서는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없는
겸손이 구름 되어 흐르는 걸 보았기에
나, 이제
꽃들이 말을 잃은 도시를 떠나
자연의 품에서 살고 싶습니다

2018. 10.19 - 창경궁 

시집 <춘당지의 봄>에서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