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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자연으로 돌아가 편히 쉬고 싶습니다
새벽이면 하늘에서 내려오는
이슬천사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낮이면 새들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살고 싶습니다
그들만의 언어가 세상으로 나와
싹이 트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는 그 날까지
나, 이제
혼합된 언어의 도시를 떠나
들풀들이 보내는 신선한 향기로 목을 축이고
바람이 전하는 맑은 사랑으로
영혼의 옷을 입고 살고 싶습니다
산다는 것
그리 쉬운 것 아니고
산다는 것
늘 흥겨운 일만도 아니란 걸 알고 있습니다
바람과 새들이 있는
자연 앞에서는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없는
겸손이 구름 되어 흐르는 걸 보았기에
나, 이제
꽃들이 말을 잃은 도시를 떠나
자연의 품에서 살고 싶습니다
시집 <춘당지의 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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