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카모토 거위벌레의 사랑/신재미

728x90

오카모토 거위벌레의 사랑

                    시 / 신재미 

봄이 무르익을 무렵
개화산에서 만난 특별한 부부
개암나무 가지마다 사랑의 흔적 걸어 두었구나
먼 훗날 씨앗 품은 떨어진 편지에선
생명의 꽃 태어나겠지
그대라는 이름으로

오카모토거위벌레

 

개화산에 가면 오카모토거위벌레가 살고 살고 있습니다



포크레인을 닮았죠 목이 긴 것이 숫놈입니다

 

따듯한 봄날 개암나무 숲으로 갔더니 거위벌레 한쌍이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음, 자기야.. 여기 어때?  이정도 햇살이 드는 곳이면 알을 낳아 키우기에 적당하지 않을까   개암나무 잎을  살펴 봅니다

 

집을 지을 준비를 합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나뭇잎이 말리도록 잎사귀 뒤를 자르는 작업을 합니다

 

잎사귀 뒤를 모두 잘라 놓은 후 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암놈은 혼자서도 힘겨울텐데 숫놈을 등에 업고 집을 짓습니다

 

영차 영차,,, 태어날 2세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의 노동은 노동이라는 생각이 안듭니다

 

앞 뒤로 다니며 잎을 말아서 집을 짓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데 오늘따라 햇살은 더 투명하게 빛이납니다 참으로 놀랍지요..일정한 간격으로 잘라놓은 줄기가 한바퀴씩 말아서 감을 때  한치의 오차도 없습니다

 

집을 짓기 시작한 지 두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제 마무리만 하면 예쁜 아가들이 태어날 집이 완성됩니다

 

수고한 아내의 등을 두드려 주고 격려는 하는 것은 남편의 본분입니다 여보, 수고 했어요 토닥토닥,, 어깨도 주물러 주고 안아도 줍니다

 

집을 다 짓고 둘러보니 벌써 지어놓은 집도 있고 어떤 곳이 좋을까  장소를 구하는 동료들도 있습니다

 

오카모토거위벌레의 집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하나 주워 풀어 보았습니다

 

사람이 손으로는 이토록 정교하게 접을 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끝부터 일정한 간격으로 말아 올린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잎사귀를 뒤집어 보았습니다 간격이 일정하지요? 거위벌레가 집을 짓는 과정을 지켜보며 신비스러움에 시간줄 몰랐답니다

 

일본에서는 오카모토 거위벌레가 집을 지어 떨어 트려 놓은 것을
“떨어진 편지”라고도 한답니다.
이 부부는 집을 지을 때 아내가 자기 몸보다 큰 남편을 업고 집을 짓습니다.
집이라고 하는 것은 개암나무 잎사귀를 뒷부분을 일정한 간격으로 자르고
앞부분에 알을 낳은 후 잎사귀를 정교하게 말아 올려 열매처럼 만들어
땅으로 떨어트려 부화가 되도록 하는 거랍니다
알은 그 안에서 깨어나 개암나무 잎의 영양분을 먹고 어린 시절을 보내는데
알·애벌레·번데기·어른벌레를 거치는 갖춘탈바꿈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 태어난 벌레는5월부터 가을까지 산다고 합니다.
사람의 손으로는 이들만큼 못 지을 개암나무 잎사귀 집 정말 신비롭습니다.

               글/ 촬영 / 사진가, 시인 신재미 
딱정벌레목 거위벌레과의 곤충.
 
몸길이 7~12mm이다. 몸은 전체적으로 광택이 있다. 머리 부분은 검은색이며, 겹눈은 다소 갈색을 띤다. 더듬이는 검은색이며 끝부분은 갈색이다. 가슴과 날개딱지는 적색을 띤다. 가슴의 등쪽 가운뎃부분에는 거대한 검은점 무늬가 있다. 날개딱지에는 세로로 아주 작은 점각무늬가 세로줄 형태로 있다. 다리의 대퇴마디는 적색이며 그 이후 마디는 모두 검은색이다. 배의 아랫면은 검은색이며, 아주 작은 황색털로 덮여 있다. 

알·애벌레·번데기·어른벌레를 거치는 갖춘탈바꿈을 한다. 6월경부터 어른벌레가 보이기 시작하며 애벌레와 어른벌레는 개암나무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