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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자료실/꽃

며느리 밑씻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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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줄기엔 가시가 촘촘하게 났다. 들에서 흔히 자라는 잡초인데 이름이 좀 그렇다. 앞뒤로 까슬까슬한 것이 조금만 닿아도 벌겋게 피부가 달아오르며 불쾌하다. 이 꽃을 부르는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에는 두가지의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첫째는 시어머니의 구박을 받던 며느리의 이야기다. 어느 마을에 외동아들이 어여쁜 새색시를 얻었다. 아들 내외의 금슬이 좋을수록 시어머니는 여우같은 며느리에게 아들을 빼앗겼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며느리가 예뻐 보일 리 없었던 것. 그러던 어느날 시어머니는 며느리와 나란히 볼일을 보게 됐다.

휴지가 없던 시절 야산에 자란 풀로 뒤처리를 해야 했는데, 며느리는 어느 풀을 써야할지 막막했다. 시어머니가 먼저 뒷정리를 하고 일어나자 다급해진 며느리가 도움을 구하며 소리쳤다. “어머니, 풀 좀 뜯어주세요.” 시어머니는 생각했다. ‘기회는 이때다!’ 얄미운 며느리를 골탕 먹이려 시어머니가 건넨 풀이 ‘며느리밑씻개’였다고 한다.

두번째는 일제 식민시대를 거치면서 우리말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며느리밑씻개’라는 용어는 1930년대 처음 등장한다. 이 꽃은 일본어로 ‘마마꼬노시리누구이(係子の尻拭い)’라고 부르는데, ‘의붓아들의 엉덩이를 닦는 풀’이라는 의미다. 이를 우리말로 옮기면서 ‘의붓아들’을 ‘며느리’로 바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두번째 유래설에는  의문점이 생긴다. 이 풀이 아주 희귀종이라면 몰라도 집 주변 우물가 혹은 시냇가에서 볼 수 있는 풀로 우리말이 없었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취지에서 보면 첫번째로 든 고부간의 갈등에 유래된 설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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