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네이크 베놈 펩타이드 화장품

초여름이었다.
노량진 모 단체에 행사가 있으니 사진 촬영을 해 달라는 메시지가 왔다.
별 일이 없는 날이라서 촬영을 해 드리고, 후에 영상을 만들어 보내드렸더니
그 팀 대표가 내게 화장품을 선물한다고
공개 카카오톡에 회원들에게 줘도 되겠냐는 동의를 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선물 증정 건은 오월 행사 사진 촬영을 한 수고비 대신이라고 했다.
이후 다른 행사에 참석을 안했는데 그곳에서 다른 분이 전달을 할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가 도착했으나 오랜 시간이 지나는 바람에 잊고 있었다.
그리고 어제 점심시간 식사 대접을 하겠다는 신문사 대표를 만났다.
식사 후 이 상자를 줬다.
내용은 일찍 전달하려고 했는데 차일피일 지나다 오늘이 되었다는 것이다.
집에 와서 상자를 열어보니
크라운 왕관crown(王冠)이 그려있고 영문으로 goddess 라는 단어가 금빛이다
오른쪽 위에 작게 쓴 한문 女神이 있고
아래는 skin essence 라고 썼다.

상자를 여니 작은 병이다.
스킨 에센스라면 식물·약물 등에서 추출한 정유(精油)인데
작은 스티커 설명서에 ‘스네이크 베놈 펩타이드‘ ’인체줄기세포 배양액‘
‘11가지 멀티 펩타이드 리포즘‘, ’ 산삼줄기세포 배추출물‘, ’6가지 멀티 성장인자 배양 리포즘‘ 이라고 되어 있다.

펩타이드 물질은 뱀에게서 나오는 것인데 설마라고 내용을 찾아보니 진짜 뱀에 들어 있는 성분이다. 뱀은 체내에 강력한 독성 단백질 (고분자 펩타이드)을 갖고 있어 물리면 신경이 마비되고, 혈관이 파괴되어 죽음에 이르게 하도록 하는 성분인 것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기능성 주름개선 화장품이라고 한다
효과는 미백, 주름개선, 차외선 차단 , 탈모증상완화, 여드름피부완화 아토피 완화 등
그야말로 만능 화장품이라고 하는데 물질은 물질일 뿐이다

뱀은 성경에 기록이 된 이래 인류에게 좋은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인간과는 영원한 적이라는 것이다
세뇌 된 교육은 아무리 좋은 것도 고정관념이란 틀에 새겨진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듯
뱀에 관한 지식도 그런 작용이 크다
그런가 하면 뱀의 지혜가 뛰어나다는 부분도 있고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정결 하라는 구절도 있다

지혜가 있는 뱀
머리가 좋다는 뜻도 있을 것이다
지구촌 곳곳에서는 뱀을 이용해서 돈벌이도 하고 신으로 섬기기도 한다
여행을 하며 메두사 형상이 있는 곳을 방문한 적도 있다
이 메두사는 돌로 변하게 하는 힘이 있는데, 아테나 여신은 이를 가져가 자기 방패에 걸었다고 전해진다.
메두사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인으로 이름은 ‘지배하는 자’라는 뜻을 가지며,
보통 뱀으로 된 머리카락을 가진 날개 달린 여성으로 묘사 된다.

이 화장품이 뱀 성분이 들어갔다는 것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귀한 것이라고 하니 실험 테스트 후 사용해보기로 했다.

예전에 뱀 관람을 가서 실제로 뱀을 만져 본 적 있다
뱀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을 뱀이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만졌을 때는 축 늘어지던 뱀이
내 손에 닿는 순간 딱딱하게 굳어졌다
내가 만져 본 뱀은 냉장고에서 금방 꺼낸 얼음처럼 차갑고
나무토막처럼 느낌 딱딱한 하나의 물건이었다.

안내를 맡았던 해설사 말에 의하면 그 뱀은
애완용으로 기르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어쨌거나 화장품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