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집-사랑은 희망의 날개

봄을 파는 할머니

신재미 2024. 8. 10. 21:35

그림: 신재미

 

봄을 파는 할머니
 
 
                   신재미


사월의 첫 주말 강화 포구에서
연둣빛 봄을 만났다 


바다는 작은 배 몇 척 품고
갈매기 노래에 신바람 났다
파도에 밀려 온 포말
바다와 땅 경계를 이룬다
 
바람을 등지고 쪼그려 앉은 할머니
새끼손가락만큼 자란 봄을 판다


검정 비닐 펼쳐 든 손
손짓 몸짓 섞어
마법의 약초라며
언어로 빚는 보약이 마음을 연다

새댁 도다리 쑥국 한 대접이면 밥상에 봄이 만개 혀 


몇 날이 지나갔어도
할머니의 말씀이 
마음 밭에 아지랑이로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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